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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다크 소울 3의 주인공으로 제사장의 화방녀나 제사장의 시녀는 플레이어를 재의 귀인(灰の方, Ashen One)으로 칭한다. 이 밖에도 NPC별로 '재의 영웅(灰の英雄,Champion of Ash)', '불 꺼진 재(火の無い灰, Unkindled One)'로 부르는 경우가 많으며, 유리아와 카를라, 지크벨트는 2인칭 대명사로 '귀공'이란 존칭으로 부른다.


다크 소울 1도, 다크 소울 2도 다 불사자가 주인공이었으니 다크 소울 3 주인공 역시 불사자라는 건 이제 별로 신기할 것도 없지만, 3편의 주인공은 이전 주인공과 달리 과거 불의 유지를 잇는데 실패한 불사자 중 한 명으로 장작의 자질을 지니지 못한 자이자 불 꺼진 재라는 점에서 다르다. 장작의 왕은 불을 계승하고 얼마간 더 타오를 수 있는 '장작'이 되었다면, 재의 전사들은 계승 후 금세 다 타버리고 제대로 불을 유지하지 못한채 재가 된 것이다.그래서인지 오프닝 시네마틱에서 나레이션이 그들을 이름없고 장작조차 되지 못한 저주받은 불사라고 평한다. 그 대신 불의 계승자라고 불리는 이들에게서 장작의 힘인 잔불을 빼앗아 장작의 왕으로서의 힘 또한 가질 수 있다. 주인공을 제외한 불 꺼진 재들도 일어났는데, 정작 장작의 왕을 데려오는 사명을 완수한 것은 주인공 한 명. 나머지는 여정 중에 힘이 다해 쓰러지거나, 관심을 딴데로 돌리고 세상을 방랑하고 있었다. 심지어 DLC 보스인 프리데조차 불을 계승한 재의 귀인이다.


이미 한 번 죽었던 존재이기 때문에 게임 시작시 종소리와 함께 재의 묘소에서 관짝을 박차고 일어나는 것으로 여정을 시작한다. 직업 선택이 과거사로 바뀌었고 시작할 때 지니는 아이템도 선물이 아니라 부장품으로 불리는 이유이다. 무덤에서 깨어난 불사자들의 사명은 왕좌를 버리고 떠난 장작의 왕들을 뒤쫓는 것이며, 이 사명을 부여받은 이들은 재의 영웅 (灰の英雄, Champion of Ash)으로 불린다. 세계가 종말에 가까워지면서 장작의 왕들이 도망치자 이들을 다시 이용하여 장작의 왕들을 쫓게 만들게 된 것이다. 또 다른 거대한 소울을 가진 불사자를 찾아 그에게 장작의 왕 직위를 내리면 되지 않겠나 싶겠지만, 그 유일한 적임자였던 로스릭의 둘째 왕자는 장작의 왕이라는 직위에 의문을 가지고 이를 거부한 후 성에 틀어박혔고, 이 공백을 채우기 위해 과거의 왕들을 부활시켰으나 단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왕들이 도망쳤다. 그리고 불을 지탱하고 있는 한 명의 왕조차 하반신이 재가 됬을 만큼 상황이 나쁘다. 결국 불의 계승에 실패한 불사자들이라도 동원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른 것. 세상이 엉망이 된 작중 시점에서 그나마 이 자살임무를 해낼 가능성이 높은 것이 한때 불의 계승을 시도라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강했던 불 꺼진 재들 뿐이다. 주인공과 같은 불 꺼진 재인 호크우드는 이런 처지를 두고 "...아아, 너도 죽지 못해 살고 있나 보네. 나도 마찬가지야. 불이 꺼진 재,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목숨을 끊는 것조차 할 수 없었던 병신이지... 정말이지 우습기 짝이 없어. 그런 놈들한테 장작의 왕을 찾아내서 곰팡이 핀 옥좌에 다시 끌어 앉혀 놓으라고 해 봤자야." 라며 비관한다.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인식이 있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면,

각자의 생각은 다를지 모른다.


나에겐 무력이 있고 나를 따를 자들 또한 존재한다.

전에는 무기력하고 존재감없는 '재'였다면 지금은 왕이 된다는게 끌리지 않을까?

전에는 무력이 있고 존재감이 막대했다면.. 그저 지나가는 행인이 되는게 끌리지 않을까?

전에는 영향력없고 그저 방랑을 했던 존재라면 한곳에 정착하여 모든것을 이끌어보고 싶지 않을까?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오히려 無를 택하겠다.


불씨의 존재로 죽었던 이들이 다시 태어난다면,

그리고 죽을 수 조차 없다면,

또 이를 바라는 존재가 있고,

아닌 존재가 있다면,


나는 차라리 이 모든 '바램'을 無로 되돌리겠다.


살아 있고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감정을 가질 수 없고, 감정을 없앨 수 조차 없다.

무언가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만을 위해 살아있고,

무언가를 죽여야 한다는 생각만을 위해 살아있다.

자신은 어떤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좌절했지만 살아있고,

전에 지었던 죄들을 되돌리기 위해 살아있다.

살아났기에 무언가를 충족시키기 위해 살고 있고,

살아났지만 자의식이 소멸되어 누군가를 공격을 한다.


이 모든 존재들을 無로 만들기 위해 나는 다시 태어난다.

왕이 되기를 바라는 존재.. 불을 잇기를 바라는 존재들.. 그들의 바램은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나이고 지금의 나를 위해 모든 이를 소멸시켰다.

조금의 희망을 위해 노력하지만 그 희망을 위해 고통받는 존재는 없어야 한다.


그것이 나의 사명이고, 나의 바램이다.


무언가를 위하여 싸울 필요도 없고 지킬 필요도 없다.


무수한 결정을 할 수 있고,

그에 따른 만족감을 모든 이가 평등하게 얻을 수 있는 세상이라면

불의 존재를 이어가는 것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런 것이 허상일 뿐이라면,

나는 그 존재들을 위해 모두를 '소멸'시킬 것이다.


그게 나의 존재 재의 영웅 불꺼진 재.. 의 존재일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모든 존재를 부정하며 죽일 것이다.

그것이 작은 희망일 지라도..


하지만..

만약..

나를 뛰어넘는 이가 나온다면..

나는 결정권은 사라지고,

그 이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면...

나의 목적은 소멸되고 그의 선택을 존중할 것이다.

그것이 고통받는 세상일 지라도..

충실한 그림자가 될 것이다.

아니..



되어야 한다.